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완벽한 팀을 만들기 위해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11.20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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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째 이야기완벽한 팀을 만들기 위해


2012년 구글에서 코드네임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팀이 발족이 되었다. 구글에 있는 수백개의 팀을 연구해서 어떤 팀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그리고 최고의 성과와 효율성을 내는 팀에는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설치한 임시 프로젝트 팀이었다. 수십 명의 심리학자, 사회학자, 통계학자로 구성된 '아리스토텔레스 팀'이 1년 이상을 매달린 끝에 밝힌 '가장 완벽한 팀'의 모습은 '심리적 안도감'이 있는 조직이었다. 거기에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했는데, '대화순서의 평등분배'에 익숙해진 상태와 멤버들 사이에 '높은 사회적 민감성'이 돋보이는 상태에서 완성된 '심리적 안도감'이었다. (원문출처: The New York Times/ What Google Learned From Its Quest to Build the Perfect Team/ Feb, 25, 2016)

우선 '대화순서의 평등분배'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반적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회의의 패턴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가 시간이나 순서에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발언하는 자유토론식 회의이고, 두 번째는 팀장이나 리더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기획하여 신속하게 결론을 도출하고 회의를 끝내는 방식의 리더주도형 회의문화다. 전자의 경우는 충분한 논의에 의해 모두가 동의할 만한 수준의 결론을 도출하였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면에 어느 특정인물의 의견이 지나치게 반영되었다거나 의견수렴에 동참하지 못한 소외된 그룹이 있을 수도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두 번째의 리더주도형 회의문화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의 효율성이다. 중구난방으로 흐르기 쉬운 팀의 회의를 짧은 시간에 정리하여 자칫하면 시간낭비로 흐를 수 있는 비효율성을 최대한 절약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혹시나 감정싸움(토론이 지나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으로 번질 수도 있는 서로 간의 의견대립을 차제에 차단함으로써 동료들의 감정에 상처를 주는 일이 없게 끔 한다는데 있다. 그러나 반면, 통제하고 있는 리더의 자질이 부족할 경우 자칫 독재나 독단에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과 멤버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부재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아무튼, 회의문화와 관련하여 이런 다양한 장.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팀은 수백 개의 구글의 프로젝트 팀을 연구 분석한 결과 "완벽한 팀은 멤버 개인들의 발언권이 거의 동일하게 이루어지는 암묵적인 룰이나 내부규범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보고했다. "동일한 발언권에는 다양한 의견이 담겨있었고, 이런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그들 만의 내부문화가 자리잡게 된다"라고 말하며, "물론 카리스마리더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때로는 시간낭비를 줄여주고 불필요한 갈등도 없애주는 효과도 있지만, 대개는 '동일한 발언권'이 있는 팀의 업무퍼포먼스가 훨씬 높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고의 팀을 만드는 두 번째 요소로 그들이 지목한 '높은 사회적 민감성'과 관련된 내용인데, 우선 연구내용을 설명 하기에 앞서 그들이 표현한 '사회적 민감성'에 대한 정의가 필요할 듯 하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민감성'이란 얼굴표정을 보고 지금 상대방이 어떤 감정에 놓여 있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소위 '눈으로 마음읽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실험에서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들, 즉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그가 어떤 심리상태에 있는지를 맞힐 확률이 일반인보다 10%정도 더 높다고 하는데, 구글이 지명한 완벽한 팀에는 이런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고 한다.

물론, 상대방의 표정만 보고 그가 지금 어떤 심리상태에 빠져있는지를 알아맞히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내부의 심리상태와 밖으로 표출되는 행동이 딱 들어 맞는 것도 아니다. 속으로는 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불안정한 정신상태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겉으로는 밝은 모습으로 주변 동료들을 대하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구태여 상대방의 기분까지 생각해 가며 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두고 출근한 나에게 같은 팀의 동료가 조용히 다가와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안 좋은데, 내가 도울 일은 뭐 없을까?"라는 말을 건네며 위로를 해 준다면, 우리 팀과 우리 멤버들에 대해 느끼는 로열티는 그렇지 않은 팀과 비교했을 때,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아질 것이다. 아마도 구글의 연구팀이 완벽한 팀의 특징으로 제시한 '높은 사회적 민감성'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높은 사회적 민감성의 효과'와 관련하여 여기 비슷한 연구논문이 또 하나 있다. 미국의 카네기멜론, MIT, 유니언칼리지의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원들이 2008년 699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하여 2010년 「사이언스저널」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팀원들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야말로 팀의 실적을 좌우한다. 아무리 똑똑한 개인이라 하더라도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거만하거나 정중하지 못할 때, 집단적 지성은 발휘되지 않았으나,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조직에서는 개인별 IQ의 합보다도 훨씬 더 높은 집단지성이 발휘되었다."

역시나, 높은 공감능력은 고객을 상대로 한 상황에서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의 팀의 단합이나 화합을 위해서도 큰 효과를 발휘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객에게 인정받는 직원은 동료들에게도 인정받는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는 사실이 증명이 된 셈이다.

아울러 '동일한 발언권'과 '높은 사회적 민감성'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은 팀에서는 크게 두 가지 행동특징이 나타나게 되는데, 첫 번째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함'이고, 두 번째는 '팀을 위해 내가 맡은 일은 반드시 완수하고 말겠다는 강한 책임의식'이다. 배려와 존중이 일상화되어 있는 문화에서는 설령 내가 일을 하면서 실수를 한다 하더라도, 나의 실수나 잘못을 탓하거나 비난하는 동료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대담한 행동을 방해하는 제약조건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함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강한 책임의식도 마찬가지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어서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균등하게 자신의 의견이 피력되는 문화가 보편화 된 조직이라면, 자신의 업무역할과 관련하여 느끼는 사명감도 보통의 조직과 비교하여 훨씬 높은 지수를 자랑하리라는 예측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어찌되었든,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조직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바로 '심리적 안도감'이라고 구글의 아릭스토텔레스는 정의를 내린 것이다.

나 또한 이와 유사한 조사를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도움을 얻어 직장인 566명을 대상으로 수년 전에 실시한 경험이 있다. 아래의 그래프가 당시에 내가 얻은 조사 결과중의 하나이다. 표에서와 같이 심리적 안정감은 직무몰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23%)’, ‘큰 영향을 미친다(49%)’, ‘보통이다(16%)’, ‘약간의 영향(8%)’, ‘거의 없다(4%)’의 순으로 나타났다.

도표

무엇보다도 특이했던 점은 이런 심리적 안정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의 순위가 '인간관계(43%)’>’일 관계(30%)’>’근무환경(15%)’>’복리후생(7%)’>’기타(4%)'로 나왔다는 점이다. 직장인들은 대체로 사내인간관계와 자신의 업무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로 인해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표

구글의 연구팀은, 완벽한 팀플레이는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때 최고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런 심리적 안정감을 만들어 주는 가장 영향력 있는 요건으로는 멤버 개개인의 균등한 발언권과 배려와 존중이 흐르는 팀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내가 조사한 자료 또한 이런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구글에서 말하는 배려와 존중의 항목과 다르지 않으며, 일 때문에 느끼는 스트레스는 균등한 발언권이 낳은 책임감과 거의 맥락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완벽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조직은 '참여하고 존중하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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